합리성은 결론이 맞다는 것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합리성은 그 과정이 맞을 가능성이 높은 임의의 결론을 찾을 것임을 보여준다. 요컨대, 합리성은 알고리즘의 성질이지 해의 성질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합리성이란, 우리가 믿음 혹은 공리라고 부르는 신뢰의 기반을 최소한으로 줄인 상태에서 다시 계산하여 같은 결론에 이르는 것으로 신뢰성을 생성해내는 방식이다. 여기서 신뢰의 기반을 최소화한다는 것은 신뢰의 기반이 되는 정보가 낮은 복잡도를 갖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합리성의 반대는 높은 복잡도의 정보를 신뢰의 기반, 혹은 아예 해 자체로 삼는 것을 뜻하게 된다.
이에 동의한다면, 집단의 합리성은 매사에 결론에 이르게 된 모든 경위를 공유하지 않고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도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집단의 합리성 역시 해라기 보다는 알고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