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民憙 (홍민희) 블로그

이하의 글은 2012년에 쓴 것입니다. 오래된 글인 만큼, 현재의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제 오래된 글이 회자되는 것을 저어합니다. 읽기에 앞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Writing and Speaking

아이디어가 글쓰기 실력이나 발표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그렇다는 점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의 아이디어를 공부하지, 그들이 그들의 언어로 어떤 문장을 구사했는지를 보지는 않는다 (문학 제외). 긴 시간은 표현으로부터 에센스만을 남게 해준다. 후세인들은 그게 좋은 아이디어라면 기꺼히 더 좋은 표현을 찾아 아이디어의 에센스를 더 훌륭한 문장에 옮겨 담아준다. (과학 서적이 주로 그렇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나를 포함하여 사람들은 겉 표현 방식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 농담 하나 없이 지루하면 졸기도 한다. 스크롤 압박이 심하면 읽다가 지쳐서 링크만 어딘가에 던져놓고 언젠가 다시 읽겠지 하며 기약 없는 자신과의 약속을 하거나, 그도 아니면 아예 브라우저 백 버튼을 누른다. 지루함을 참아내는 능력은 매우 천부적인 재능이고 무엇을 하든 성공의 뒷받침이 되는 자질이지만, 이건 청자나 독자의 능력이지 글쓴이나 발표자의 능력이 아니다.

이는 사람들이 제대로 만든 것(the right thing)보다 당장 돌아가는 것(worse is better)을 선호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썩 훌륭하지 않은 표현 속에 담긴 보석과도 같은 아이디어들을 만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더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주저 없이 그것에 대해 소개하고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