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民憙 (홍민희) 블로그

이하의 글은 2011년에 쓴 것입니다. 오래된 글인 만큼, 현재의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제 오래된 글이 회자되는 것을 저어합니다. 읽기에 앞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누가 퍼뜨린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만 보면 사람들은 무엇에 대해 설명을 잘 하지 못하고 어렵게 말하는 것을 그 자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굳게 믿는 것 같다. 하지만 골똘히 생각해보면 자신이 무엇을 이해하는 것과 그것을 말로 잘 표현해서 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 모든 교수들과 전문가들이 Steve Jobs만큼 발표를 잘할 것이고 인기 소설가들처럼 그것을 잘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양자역학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설명할 능력이 없다고 해서 결코 모든 물리학자들의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불교 선종(禪宗)에서는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하였다. 높은 수준의 이해는 말로 전할 수 없다. 스스로 궁리하여 깨달아야 한다. 본인의 노력 없이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거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해도가 높다면 좀더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찾기 쉽겠지만, 이해도가 높은 것과 그것을 잘 설명하는 것은 별개의 능력인 것은 확실한데, 왜 사람들은 설명을 잘하는 것이 높은 수준의 이해를 엿볼수 있는 것이며 설명을 잘 못하는 것이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