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의 글은 2011년에 쓴 것입니다. 오래된 글인 만큼, 현재의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제 오래된 글이 회자되는 것을 저어합니다. 읽기에 앞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물리적인 현상이다. 물리적이라는 말 자체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뜻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말을 하고 고뇌하며 사랑을 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의 죽음에 숙연해하는 일들 모두가 우리에게 실제로 일어나는 것들이고, 그러므로 물리적 현상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들이 물리적인 현상이라고 해서 생명의 소중함이나 숭고함, 죽음의 무게감 따위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마음이 영적인 것이라고 말한다면, 인공지능 역시 영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영적이라 말하는 것은 더이상 그것이 비물리적이라는 뜻이 아니며, 기실 아무런 뜻도 없는 공허한 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약 영적이라는 말이 비물리적이라는 의미라면 우리 스스로의 마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정하는 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