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民憙 (홍민희) 블로그

이하의 글은 2011년에 쓴 것입니다. 오래된 글인 만큼, 현재의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제 오래된 글이 회자되는 것을 저어합니다. 읽기에 앞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Steve Jobs

너도 나도 해대는 한마디 중 하나가 될 얘기지만, Steve Jobs의 타계(他界)1는 나에게도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만든다.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났을 적, 혹은 그 이전부터 Macintosh 사용자셨다. 초등학생 때 Bill Gates의 위인전과 함게 Steve Jobs의 위인전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졸업 선물로 할아버지께 받은 PowerBook G4가 떠오른다. 그때 당신께서는 호빵처럼 생긴 iMac G4를 함께 구입하셨었다. 그 이후로 계속 Mac을 써온 것 같다. 그러면서 Apple의 철학에 동조하는 부분도 생기고 나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나쁜 점이 있다고 좋은 점이 의미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Steve Jobs의 업적이 다시금 화자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적으로 그에 관한 평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백악관에서 발표한 글이다.

By making computers personal and putting the internet in our pockets, he made the information revolution not only accessible, but intuitive and fun.

컴퓨터를 개인의 것으로 만들고 인터넷을 우리의 주머니에 넣음으로써, 그는 정보 혁명을 그저 억세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이고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짧지만 간명한 문장이고 그 안에 그의 업적이 모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직관적이고 재미있게라는 부분이야 말로 그만의 가장 큰 업적이다.)

그리고 iPhone 4S가 iPhone for Steve이며 그의 유작이니 사자고 선동하는 사람들이나 거기에 현혹되는 사람들은 Steve Jobs의 업적과 정신에는 관심이 없고 번드르르한 Apple의 제품에만 마음이 혹한 게 아닐지. 마치 책의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라 책이라는 물리적인 실체 자체만 사랑하여 책이 더러워질까 불안해하며 책을 함부로 열지도 못하고 줄도 긋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1. 불교도인 그에게 좀더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