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民憙 (홍민희) 블로그

이하의 글은 2011년에 쓴 것입니다. 오래된 글인 만큼, 현재의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제 오래된 글이 회자되는 것을 저어합니다. 읽기에 앞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시절 내 견문을 넓혀준 것은 독서나 학교 공부 같은 것들 보다도 RSS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어떤 책을 읽을지, 무엇을 공부할지를 RSS를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1 난 그래서 지금도 RSS에 하루 시간을 꽤 할애하는 편인데, 사실 생각해보면 RSS를 쓰지 않을 경우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적은 것을 얻을 것이다.

하여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종류의 모든 정보를 RSS를 통해 구독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서, RSS 자체를 편집하거나 RSS가 아닌 정보를 RSS 형태로 바꿔서 보는 일이 많아졌는데, Yahoo! PipesFeed43는 그런 데에 매우 유용한 서비스다.

Yahoo! Pipes는 유닉스 쉘에서 표준 입출력을 파이프를 통해 전달하면서 변형시키듯, RSS를 필터나 맵 같은 여러 오퍼레이션에 통과시켜서 원하는 RSS를 뽑아내게 해주는 RSS 프로그래밍 서비스이다. 본질은 프로그래밍이지만 코드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 점이 대단한 부분.2 예를 들어 특정 블로그에서 다른 신변잡기 글들은 흥미가 없는데 특정 카테고리에 올라오는 글들만 소식을 받고 싶은 경우 Pipes에서 해당 카테고리 글들만 필터링해주는 RSS를 만들고 그걸 구독하면 된다.

Feed43는 RSS를 지원하지 않는 페이지에 대해 패턴 매칭을 해서 RSS를 뽑아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서비스에서 정의한 정규식보다 기능이 적은 패턴 문법이 있어서, 그걸로 HTML 내용을 매치시켜서 RSS를 만들 수 있다. 여전히 RSS를 지원하지 않는 컨텐츠는 많기 때문에 매우 유용할 때가 많다.


  1. 믿기 힘들겠지만 고등학교 이후로는 IRC가 그런 역할을 가져간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IRC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

  2. 그렇지만 역시 프로그래밍 감각이 필요해서 아예 일반적인 최종 사용자가 쓸만한 서비스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