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民憙 (홍민희) 블로그

이하의 글은 2011년에 쓴 것입니다. 오래된 글인 만큼, 현재의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제 오래된 글이 회자되는 것을 저어합니다. 읽기에 앞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들이 초대제인 이유

아트웍 및 디자인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FFFFOUND!Designspiration 같은 것들인데, 이들 서비스는 대체로 초대를 통해서만 계정을 만들 수 있게 되어있다.

잠깐,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란 무엇인가? 소셜 북마킹 서비스인 Delicious는 많이들 알 것이다. 소셜 북마킹 서비스가 제공하는 잇점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북마크를 하는 사람의 관점이다: 컴퓨터가 달라지거나, OS를 다시 설치해도 특별한 백업 없이 내 북마크를 유지하고 검색할 수 있다. 두번째는 북마크를 훔쳐보는(?) 사람들의 관점이다: 남들이 북마크한 자료는 내게도 유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많은 사람이 북마크한 자료는 더 유용하다. 따라서 좋은 자료들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도 이와 비슷한 관점이다. 다만 소셜 북마킹 서비스는 모든 웹 리소스를 일반적으로 다루는 반면, 이미지 북마킹은 오직 이미지만을 다룬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좋은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는 어떻게 유명해질까? 당연히 이미지를 북마킹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남들이 많이 쓰든 나 혼자 쓰든 상관이 없다. 기술적인 지식만 있다면 스스로 좋은 이미지 북마킹 시스템을 구축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가 유명해지는 방법은 좋은/흥미로운 이미지가 많이 북마킹되어서 그런 것들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때,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는 품질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insightful한 이미지좋은 이미지는 조금 차이가 있다. 후자는 단순히 여러 사람이 북마킹하는 것으로 aggregation을 해낼 수 있으나, 전자는 디자인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다면 쉽게 필터링해낼 수 없다. 내 생각에는 이미지 북마킹 서비스들이 죄다 초대제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내 생각이 맞든 틀리든 흥미로운 비교 사례를 제시할까 한다. 앞서 언급한 FFFFOUND!Designspiration의 첫 페이지에 올라온 이미지들을 훑어보라. 참고로 이 두 사이트는 초대를 통해서만 계정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아무나 계정을 얻을 수 있는 we heart it의 첫 페이지에 올라온 이미지들을 훑어보자. 전자는 디자인에 관련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이미지들이 많은 반면, 후자는 여자 사진들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