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民憙 (홍민희) 블로그

이하의 글은 2010년에 쓴 것입니다. 오래된 글인 만큼, 현재의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제 오래된 글이 회자되는 것을 저어합니다. 읽기에 앞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Arachneng on Everything: 플레인 텍스트의 미덕은 제약이다. 아주 먼 옛날, 플레인 텍스트의 실질적인 형태가 타자기 출력이었던 때는 약간 아니었지만,…

플레인 텍스트의 미덕은 제약이다. 아주 먼 옛날, 플레인 텍스트의 실질적인 형태가 타자기 출력이었던 때는 약간 아니었지만, 지금의 플레인 텍스트로 복잡한 효과를 넣으려고 하는 사람은 ASCII 아트 만드는 사람 빼고는 없다. 대신 그들은 오로지 제한된 문자만으로 효과적으로 글의 내용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고, 어떻게 단순한 구조화가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굉장한 도움을 주는지 알게 되며, 글을 쓸 때 글의 내용에만 집중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플레인 텍스트의 제약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형화하면 마크다운 같은 경량 마크업 언어나 TeX 같은 조판 언어가 나오지만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플레인 텍스트로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면 워드프로세서 나부랭이로도 좋은 글을 쓸 수는 없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보다 워드프로세서를 먼저 가르치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서식이 글쓰기의 마(魔)이다. 서식에 신경을 쓰다보면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져 정작 글의 내용은 형편없게 된다.